봉곡사 - 아픈 천년의 소나무숲길을 걷다(현호색, 천남성)

2022. 4. 23. 22:34아름다운 road(국내여행, 맛집, 카페 )

반응형

 

4월의 숲을 제일 사랑한다

연둣빛 잎을 틔우는 나무들, 아직 진초록으로 가득 채워지지 않은 연한 숲을 보면

마음이 간질거리며 심장이 파닥인다

 

아직 덜 채워진 이 숲이 너무 가슴 벅차게 아름답다

 

봉곡사는 충남 아산시 송악면 도송로 632번길138 에 위치해 있다

 

봉곡사는 신라 51대 진성여왕 원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하니 천년의 역사를 지닌 고찰이다

임진왜란 때 폐허가 되었다가 인조 24년에 다시 중창되었다고 한다

 

산의 봉우리가 봉의 머리 같다 하여 봉수산이라 지었는데

이 산이 봉의 날개를 펼치고 나는 것처럼 보여 절 이름을 봉곡사라 지었다고 한다

 

이 소나무 숲길 위쪽에도 주차장이 있지만

굳이 이 소나무 숲길을 차로 올라가고 싶지는 않다

 

봉곡사에 오는 일은 바로 이 소나무 숲길을 걷고 싶기 때문이다

부처님 오신날이 멀지 않아 중생들의 소망이 알록달록 연등으로 걸려있다

 

이 소나무 숲길엔 아픔이 있다

일제강점기에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이렇게 무자비하게 소나무에 칼을 대었다

아픔을 딛고 묵묵히 살아준 묵직한 나무들이 아픈 기억을 애써 외면하지 않고 서 있다

 

아름다운 소나무 숲길

 

이 곳을 찾는 또 하나의 기쁨이 있다

 

이곳이  현호색과 천남성의 군락지 이기 때문이다

 

 

현호색

어찌 이리 예쁜 새가 꽃이 되었단 말인가

예쁜 새가 조로록 앉아있는 모습이 정말 신기한 꽃

 

우리는 씨앗이 검은 데에서 유래한 이름을 지었는데

서양에서는 모양을 보고 이름을 지었다

나처럼 새가 앉아있는 모양으로 보고 종달새를 뜻하는 코리달리스(corydalis) 라 지었다

 

현호색보다는 종달새가 훨씬 좋은데~~

 

 

꽃인 줄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천남성

알고 보면 그 독특함에 자꾸만 눈길이 가는 꽃 천남성

 

꽃말은 '비밀' '보호'

이 꽃의 모양과 너무나 어울리는 꽃말이다

특히 비밀이 가장 어울린다

 

 

봉곡사 옆 봉수산의 봄이 이렇게 깨어나는 중이다

 

 

 

 

봄의 건조함에 나무도 각질이 벗겨진다

 

각질 벗겨지고 새 살이 돋겠지

 

더 단단한 새 살 

 

봉곡사 뜰에 걸려있는 중생의 소망들이 모두 이루어지기를...

 

 

 

 

 

 

반응형